폐인과 동인녀의 정신 분석

博士奇妙思春期

斎藤

日本評論社, 2003

 

폐인과 동인녀의 정신 분석

김영진 옮김

황금가지, 2005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을 쓴 사이토 다마키의 평론 모음집이다.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라캉 모에인 저자가 새로운 세대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을 정신 분석의 관점에서 검토한 평론집을 모아놓은 것이다. 당연히 주제는 오타쿠에서 시작해서 히키코모리, 리스트 컷, 포켓몬까지 다양하다. 당연히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과 비교하게 되지만, 우선 이것은 다양한 저널에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책의 밀도는 전작과 비교할 수 없게 낮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보면 나이브하다 싶을 정도로 라깡의 논의가 구체적 대상에 척척 와서 달라붙는다. 뭐 이것이 설명적 효과를 높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에세이 모음집이라는 글이 지니는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뭐라 말해야 할까? 다 읽고 나서도 큰 감흥이 오지 않는 건, 이런 에세이들이 대부분 문제의 현재성이라는 맥락에 크게 묶여 있기 때문에, 다소 지연되거나 낡으면 바로 흥미를 잃게 되기 때문일 듯싶다. 물론 오타쿠나 히키코모리의 문제를 그들의 성적 욕동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정신 분석을 통해 설명해 낼 것인가의 부분에서는 짧은 형태로 설명되지만, 아무래도 원고양의 제한 때문인지 설득력이 있기 보다는 어 그래라는 느낌에 머무르는 건 사실이다. 이렇게 본다면,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처럼 온전히 책의 형태를 시도해야만 사이토 다마키의 재능이 살아나지 않을까 싶긴 하다. (이게 일본의 출판 풍토가 부러운 듯 하면서도 어처구니 없는 것인데,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듯싶지만, 많은 책에서 낚였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즈마 히로키가 편집한 콘텐츠의 사상도 문화 비평이라는 껍질로 나왔지만 읽고 나서는 돈 주고 사기는 혹은 신경 써서 읽으면 가깝다는 느낌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도 역시 사이토 다마키의 애매한 포지션은 꽤나 공감이 간다. 가령 아즈마 히로키처럼 트랜디한 래디칼로부터도, 아니면 이 책에 나와 있는 고전적 좌파들 모두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띄고서 주저하며 현실을 다시 한 번 짚어 보는 자세 같은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게임 등급 분류 문제로 문화연대에서 나왔다는 친구들에게 파시스트취급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조악한 슬로건 주의가 어떻게 자본가들에게 이용당해 바다 이야기사태로 이어졌는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뭐 어쨌든 책은 재미있지만, 앞서도 느꼈던 그의 라깡 해석은 아직도 뭔가 꺼려지는 게 있는 건 여전하고, 이런 식의 에세이 모음은 역시 작가에게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해 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론적이기도 하면서 에세이적이기도 한 것이 그의 문맥병인 듯싶은데, 그 책을 읽고 나서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물론 곁들여서 라깡도 다시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p.s. 역서의 제목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센세이셔널하게 뽑았지만, 역시 소구하는 독자층에 대해서도 그리고 책의 내용에 있어서도 꽤나 실례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by Elvira | 2008/04/08 19:21 | 대중 문화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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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01 at 2008/04/20 04:32
역시 소구하는 독자층에 대해서도 그리고 책의 내용에 있어서도 꽤나 실례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본인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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