網狀言論F改,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둘러싼 논쟁

東浩紀 編輯

2003

靑土社; 東京

 

아즈마 히로키의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과 관련하여 인터넷을 중심으로 벌어진 서평과 토론을 심포지움 형태로 만들고, 그것을다시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여기에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논의와 이론적으로 차별점을 보이고 있는 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의 사이토 타마키가 참여하고,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SF와 만화 등을 살펴보는 코타니 마리, 만화 평론가인 이토우 코우여기에 나카야마 카오루나 타케쿠마 켄타로우 등의 만화 작가, 편집자 등이 참여하여 오타쿠의 규정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게 된다.

포인트는 문화적 소비의 양태로부터 오타쿠의 성격 규정에 다가가는 아즈마 히로키에 반해, 오타쿠를 그들의 섹슈얼리티의 형성으로부터 규정하는 사이토 타마키의 간극이 과연 실제 오타쿠의 세대와 함께 했던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고 받아들여지는가를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책은 이런 면에서 일본 오타쿠연구의 다양한 시각과 그것의 다양한 변주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데, (가령 오타쿠는 여성의섹슈얼리티를 지닌다는 코타니 마리의 과격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발언 같은) 책 전체적으로는 논쟁이 포인트를찾지 못하고 겉도는 면이 많아서 아쉽다.

그러나 이런 겉돈다는 사실 자체가 꽤나 흥미진진할 수 있는 것인데,왜냐하면 아즈마 히로키의 책이 지니는 한계가 바로 그것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물화하는포스트모던은 꽤나 잘 써진 문화 비평서다. 그러나 이 책은그 발상의 참신함과 거기서 비롯되는 개연성의 체계가 돋보이기 때문에 매력적이지만, 엄격한 문화 비평의잣대에서 평가될 때 그 유효성을 쉽게 인정받기는 힘들다. 그것은 사회적 변화의 양상과 오타쿠 문화 소비변화의 양상이라는 두 축이 실은 아즈마 히로키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게 선으로 연결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연표 위에 두 가지 변화 양상을 늘어놓고, 여기에 세상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고 선언하게 된다면 논의는 끝난다. 하지만실제로 이 두 가지 변화 양상이 하나의 내적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최근 아는 친구가 이런 아즈마 히로키의 발상에 착안하여, 한국사회의 변동과 만화 스타일의 변동을 연동시켜 설명해보고자 했다. 모델이나 개연성만으로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것을 논문의 형태로 묶어내려 시도하자 갑자기 이 매력적인 모습은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사실 매력적인 문화비평서와 그것의 학술적 검토가 어긋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기 드보르의 매력적인 책 스펙타클의 사회를 입증하려 든다면, 거기에 무엇이 남을까? 아즈마 히로키의 작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문화 비평의영역(문화 연구, 즉 영미권의 컬쳐 스터디가 아니라 벤야민이나짐멜의 전통에서의 영역)에서 이뤄진 것인 한, 이번 망상언론에서논의된 방식의 토론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아즈마 히로키와 코타니마리, 그리고 사이토 타마키 간의 좌담회 중에 나왔던 일본문화 소비에서의 미국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극명하게 느껴질 것이다. ‘있다는 사람과 없었다는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논의가 조정될 수 있겠는가?

또하나 묘하게 느껴진 건 왜 아즈마 히로키가 사이토 타마키의 오타쿠에 대한 섹슈얼리티 규정을 일종의 본질론으로 보는가 하는 점이다. 사이토 타마키가 자신의 이론을 라깡적 기반 위에 두는 이상 사실 오타쿠의 섹슈얼리티는 구조적 규정성이고, 그런 의미에서 구성적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또한 당연히 사회적변동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타쿠의 섹슈얼리티는 저러니까 저런 행동을 하지라고단순하게 설명하는 도식은 아니지 않을까 싶은데, 아즈마 히로키의 학문적 이력을 볼 때 이런 점을 몰랐을리가없다는 걸 생각하면 무언가 더 뒤에 맥락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글 내에서는 발견되기 힘들다.

오히려이번 책에서 가장 흥미 있었던 것은 오타쿠의 자기 경험에 대한 진술들, 그리고 만화 평론가 이토우 코우의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닿는 대로 이토우 코우의 만화 평론서들을 읽어 볼 필요가 있지않을까 싶다.  

by Elvira | 2008/08/08 02:14 | 대중 문화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elviraedit.egloos.com/tb/193185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